요리

좌충우돌 남편 생일상 차리기, 요리초보가 소갈비찜을 만들 때

마담복둥 2020. 9. 21. 13:47

주말에는 남편 생일상을 준비했어요.

남편이 딱히 필요한 선물도 없다 그러고 요즘 외식하기도 어려워서 처음으로 소갈비찜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갈비찜이 있으니 미역국은 들깨미역국으로 준비했는데요.

하.. 갈비찜은 역시 아직 무리였어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겨우 완성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맛있게 만들어졌지만 초보자들은 주의가 많이 필요한 음식 같아요.


소갈비찜 주의사항


1. 양념에 키위를 많이 넣으면 안 된다


이번에도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보고 양념을 만들었는데요. 레시피에는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 배를 갈아 넣는데 키위로 대체해도 된다고 돼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집에 있는 키위를 넣었어요.

배를 반 개 정도 넣길래 키위는 작으니까 두 개 넣으면 되겠다 하고 양념을 만들었는데요.(어느 레시피에도 키위 양은 나와있지 않았어요.ㅠㅠ)

사진에도 키위가 엄청 많죠.. 양념을 만들고 보니 색깔이 너무 파랗고 키위 씨도 떠다녀서 다시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키위는 고기를 너무 연하게 만들어서 자칫 잘못하면 고기가 으스러질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만들어 놓은 양념을 버리고 다시 만들었어요.

갈비 1kg에 키위 반 쪽이면 충분하대요.
저는 무서워서 키위를 1/3개 정도 넣고 씨 부분도 빼줬어요.


정말 다행이었어요.ㅠㅠ

2. 고기의 양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저는 인터넷 레시피에서 본 대로 갈비 800g을 사와서 분량대로 양념을 만들었는데, 아무리 봐도 제가 준비한 고기 양이 적어보이는거에요.

그래서 여러가지 레시피를 찾아봤는데, 고기 무게가 뼈를 제외한 것인지 포함한 것인지가 명확하지가 않았어요.

어떤 레시피는 소갈비 800g에 간장 10숟가락 넣으라고 하고, 어떤 거는 동일한 양에 간장 5숟가락만 넣으라고 하고. 정말 헷갈리더라고요.

제가 산 고기는 뼈를 포함해서 800g이었고, 양념은 간장 10숟가락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무리 봐도 순수한 고기의 양은 적은 것 같아서 결국 고기를 추가하기로 했어요.


부랴부랴 정육점에 다시 가서 사태 300g을 사와서 추가해줬어요. 그럼 고기만 약 1kg이 되니까 간장 10숟가락 정도 넣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요.

레시피를 볼 때 고기의 무게를 잘 봐야할 것 같아요

3. 찔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양념은 숙성하고, 추가한 사태까지 핏물을 빼주고 이까지 했는데도 정말 조마조마했어요.

그리고 끓는 물에 5분 정도 데쳐서 헹구고 기름 부분 잘라주고, 양념을 묻혀서 하루 재웠어요.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더라고요..

드디어 다음날 찜을 시작했어요. 무, 당근도 둥글게 썰고 밤도 넣고. 3~40분 정도 끓였는데 계속 타지 않게 저어줘야하고 기름이 뜨면 그것도 걷어줘야 하더라고요.

중간에 잠깐 미역국 끓이느라 안 저어줬다가 다 탈뻔 했어요.


레시피에는 한 시간 정도 끓인다고 돼 있어서 넋 놓고 있었는데 저는 도저히 한 시간 끓일 수가 없더라고요.

그 전에 양념이 다 졸아서요. 결국 그냥 잘 저어가면서 상황에 맞게 끓여야 될 것 같아요.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갈비찜. 다행히 맛있었어요.ㅠㅠㅠㅠ 간도 딱 맞고요.

만약에 처음 만든 양념을 그대로 썼으면, 또 사태를 추가하지 않았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ㅜㅜ

양념은 인터넷을 찾아보고 마음에 드는 걸로 만들면 되는데, 요리 초보자라면 만드는 과정에서 주의가 필요한 것 같아요.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키위를 넣는다면 아주 조금 넣어야 한다는 것, 고기 무게를 잘 계산해야 한다는 것, 고기를 찔 때 본인의 상황에 맞게 시간을 조절하고 중간 중간 잘 저어줘야 한다는 것

이번에 소갈비찜을 만들면서 배운 내용이에요

들깨미역국도 처음 만들어봤는데 별다른 재료 없이 미역과 들깨가루만으로도 엄청 시원하고 맛있었어요.!!

이렇게 이틀 걸려서 남편 생일상을 완성했어요.

정말 여러 번은 못할 요리 같아요. 직접 해보니 왜 생일이나 명절에만 먹는지 알 것 같아요.ㅎㅎ

아무튼 생일상 차리기가 성공해서 다행이에요.
시행착오를 거쳤으니 다음엔 더 맛있게 만들 수 있겠죠!!!

좌충우돌 요리 일기 끝~